소설
목요일이었던 남자 · 아주 재미있는 저녁
예상 필사 시간 · 약 25분
배에 막 올라타려던 순간, 가브리엘 사임은 입을 벌린 채 서 있는 그레고리에게 몸을 돌렸다.
“당신은 약속을 지켰소.” 얼굴이 그림자에 잠긴 사임이 부드럽게 말했다. “당신은 명예로운 사람이고, 나는 감사하오.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약속을 지켰지. 이 일이 시작될 때 당신이 내게 특별히 약속한 것이 하나 있었는데, 끝에 이르러 틀림없이 그것을 내게 주었소.”
“무슨 말이오?” 혼란에 빠진 그레고리가 외쳤다. “내가 무엇을 약속했단 말이오?”
“아주 재미있는 저녁.” 사임은 그렇게 말하고 지팡이 검을 들어 군대식 경례를 했다. 증기선은 미끄러지듯 멀어져 갔다.
가브리엘 사임은 시인을 가장한 탐정에 불과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탐정이 된 진짜 시인이었다. 무정부주의를 증오하는 마음도 위선이 아니었다. 그는 대부분 혁명가의 갈피 없는 어리석음 때문에 젊은 시절부터 지나치게 보수적인 태도로 내몰린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순종적인 전통을 따라 그 자리에 이른 것이 아니었다. 그의 존경할 만한 보수성은 자연스럽고 갑작스럽게 나타난, 반역에 대한 반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