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도버 해변
예상 필사 시간 · 약 30분
오늘 밤 바다는 잔잔하다. 밀물이 가득하고, 달은 해협 위에 곱게 누워 있다. 프랑스 해안에서는 불빛이 반짝이다 사라지고, 영국의 절벽은 고요한 만 위로 희미하고 거대하게 서 있다. 창가로 오라, 밤공기가 달콤하다! 다만 바다가 달빛에 창백해진 땅과 만나는 기나긴 물보라의 선에서,
들어 보라! 파도가 끌어당겼다가 돌아오며 높은 해변에 내던지는 자갈들의 갈리는 듯한 굉음을 듣는다. 시작했다 멎고, 다시 시작하는 소리, 느리고 떨리는 가락으로 영원한 슬픔의 음을 실어 오는 소리를.
오래전 소포클레스도 에게해에서 그 소리를 들었고, 그것은 그의 마음에 인간의 비참함이 흐리고 어지럽게 밀려왔다 빠져나가는 모습을 불러왔다. 우리도 이 먼 북쪽 바다에서 그 소리를 들으며 그 속에서 하나의 생각을 발견한다.
신앙의 바다도 한때는 밀물로 가득했고, 둥근 지구의 해안을 환한 띠의 주름처럼 둘러싸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내가 듣는 것은 오직 그 우울하고 길게 물러나는 굉음, 밤바람의 숨결을 따라 세상의 넓고 황량한 가장자리와 벌거벗은 자갈밭 아래로 퇴각하는 소리뿐.
아, 사랑하는 이여, 우리 서로에게 진실하자! 우리 앞에 꿈의 땅처럼 펼쳐져 있는 듯한 세상은 그토록 다채롭고, 그토록 아름답고, 그토록 새로워 보이지만, 실은 기쁨도 사랑도 빛도 없고, 확신도 평화도, 고통을 도울 손길도 없으니. 우리는 어둑한 평원에 서 있는 듯하다. 싸움과 도주의 혼란스러운 경보가 휩쓸고, 무지한 군대들이 밤에 서로 충돌하는 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