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앵무 필사도감 바로가기
← 문학필사로 돌아가기
시

당신을 보았습니다

예상 필사 시간 · 약 20분

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기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니 주인은 「거지는 인격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이 없다. 너를 도와주는 것은 죄악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 나올 때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이 없습니다. 「민적 없는 자는 인권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에게 무슨 정조냐」 하고 능욕하려는 장군이 있었습니다. 그에게 항거한 뒤 남에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로 변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와 도덕과 법률은 칼과 황금을 제사 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 당신을 보았습니다.

문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