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필사
모비 딕 통필사 — 35장 돛대 꼭대기
파이롯트 커스텀 823 F닙과 디아민 프러시안 블루로 창난지에 옮겨 쓰고 있는 『모비 딕』 35장 「돛대 꼭대기」의 필사 기록입니다.


오늘은 『모비 딕』 35장 「돛대 꼭대기」의 필사를 이어갔다. 이 장은 포경선의 높은 돛대 꼭대기에 올라 망을 보는 사람들의 자리와 시간을 이야기한다. 사진에 담긴 부분에서는 고대의 높은 탑과 기둥, 육지에서 바다를 살피던 망루의 역사에서 출발해 포경선의 망꾼이 서 있는 자리로 시선이 옮겨간다.
멜빌은 포경선의 망보기를 단순한 선상 업무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사람은 오래전부터 높은 곳에 올라 멀리 바라보았고, 그 자리에서 별과 도시, 바다와 위험을 발견해 왔다. 육지의 망루와 배의 돛대 꼭대기는 서로 다른 공간이지만, 아직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먼저 찾아내려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여러 시대와 장소를 거쳐 포경선의 장면으로 돌아오는 특유의 우회가 이번 장에서도 길게 펼쳐진다.
직접 옮겨 쓰니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감각과, 수평선 너머를 오래 기다리는 시간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갑판에서 약 30미터나 올라간 좁은 자리에서 망꾼은 파도와 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고래의 흔적을 찾는다. 겉으로는 가만히 서 있는 일처럼 보여도, 시선을 놓치지 않은 채 먼 바다를 계속 살펴야 하는 긴 기다림이다.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 수평선을 바라보는 시간이 필사와도 닮았다고 생각했다. 한 페이지를 채운다고 이야기가 곧장 크게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자세로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처음 읽을 때 지나쳤던 연결이 뒤늦게 보인다. 35장에서는 돛대와 망루에 관한 지식이 차례로 쌓이다가, 마침내 피쿼드호 위의 조용한 망보기로 돌아오는 흐름이 특히 재미있었다.
이번에도 파이롯트 커스텀 823 F닙과 디아민 프러시안 블루, 창난지를 사용했다. 글자가 촘촘한 페이지에서도 F닙의 선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프러시안 블루의 차분한 남청색이 긴 문단을 무겁지 않게 정리해 준다. 가까이 찍은 사진에서는 획이 겹친 곳의 짙은 색과 빠르게 지나간 선의 푸른 기운을 함께 볼 수 있다.
첫 번째 사진에는 오늘 쓴 페이지 전체를 담아 문단이 쌓이는 흐름을 볼 수 있게 했다. 두 번째 사진은 망루와 돛대 꼭대기의 연결을 설명하는 부분을 가까이 촬영해, 작은 글씨의 간격과 잉크 농담이 잘 보이도록 했다. 35장은 아직 진행 중이다. 서두르지 않고 높은 곳에서 수평선을 살피듯 다음 문장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펜 파이롯트 커스텀 823 F닙
잉크 디아민 프러시안 블루
종이 창난지
책 허먼 멜빌 『모비 딕』
범위 35장 「돛대 꼭대기」 — 통필사 중